자연조형의 재미를 만나다
조개류
정교하게 감기는 나선형, 수수한 색부터 화려한 색채, 변화무쌍하게 빛나는 자개,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조각과 무늬...
우리 인간은 다양한 조개류를 친근한 것으로 여기고 이름을 붙이고 분류해 왔습니다.
바다 갤러리에는 자연 조형의 재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구로하라 컬렉션]
바다 갤러리에 전시된 조개는 도사시미즈시의 서양화가 구로하라 가즈오(黒原和男, 1928-2018)가 수집한 것으로, 23세 때 조개를 모티브로 한 작품 '노스텔지어(ノスタルジア)'가 현전 특선작으로 선정되어 이때부터 조개껍데기 수집에 몰두하게 되어 도사 앞바다에 나가는 어부 등 많은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 채집 루트를 만들어 집이 조개더미로 가득 찰 정도였다고 합니다. 바다 갤러리가 개관한 1960년대 중반에는 수만 점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같은 시기 아시즈리 우와카이 국정공원 (1955년 지정) 의 국립공원 승격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도사시미즈시 다쓰쿠시 일대에서도 관광 개발의 기운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본 조개류학회의 하베 다다시게(波部忠重)씨의 추천으로 구로하라 컬렉션을 전시하는 시설이 다쓰쿠시에 건설되게 되었습니다. 1967년 바다 갤러리 개관 당시 전시 점수는 약 3,000종 50,000점을 자랑했고, 많은 관광객들이 구로하라 컬렉션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조개와 화구를 들고 해안을 걷는 구로하라 가즈오

귀중한 조개(돔 전시)와 2층에도 전시

구로하라 가즈오『조개껍질 찬가』1976년경
[주요 전시품]
1층의 돔형 전시 케이스에는 귀중한 조개류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본 삼대 명물로 꼽히는 니폰다카라, 오토메다카라, 테라마치다카라, 한때 360만 엔의 고가에 거래되었다는 류구오키나에비스 등을 볼 수 있으며, 1층 구로하라 기념실에는 구로하라 다카라, 구로하라 이토카게 등 구로하라의 이름을 딴 조개류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1층에서 2층으로 통하는 통로를 올려다보면 아시즈리 우와카이 일대에서 서식하는 히오우기가이(長太郎貝), 하리나가린보 등이 하늘빛을 받으며 떠오릅니다. 계절과 날씨, 시간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보여주며, 건축가 하야시 마사코가 생각한 '바다 속에서 위에서 빛으로 조개를 볼 때'의 투명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2층에는 크기, 모양, 색깔, 무늬가 다양한 조개류가 다수 전시되어 있어 전문가와 조개 애호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조개를 모티브로 한 구로하라의 그림과 콜라주 작품도 바다 갤러리의 주요 전시 작품입니다. 조개와 함께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공간조형의 재미를 만나다
건축
돌출된 계단, 모래물결 처럼 깔린 화강암, 조각가 다다 미나미가 작업한 파도가 반짝이는 듯한 조명.
자연광과 접이식 지붕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패턴, 야지로베에(중심잡는 장난감)처럼 균형을 이루는 구조 디자인의 묘미...
바다 갤러리는 공간 조형의 재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야시 마사코의 대표작]
바다 갤러리는 초창기 여성 건축가 하야시 마사코(1928-2001)가 설계한 작품입니다. 주택 설계를 주로 했던 그녀에게 30대 중반에 열정을 쏟은 바다 갤러리는 이색적인 작품이자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말년이 되어서도 그녀의 책상 옆에는 미술관 사진이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건축가 인생을 통해 얻은 '공간의 골격'이 분명한 건축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훗날 ‘접기‘, ‘쪼개기‘, ‘돌출된‘, ‘생략하기'로 언어화된 수법이 바다 갤러리의 공간 조형에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발상의원천]
조개 껍데기의 형태와 구조가 보여주는 조형적 재미, 혹은 매우 대담하고 화려한 색채의 아름다움은 이것이 자연이 만든 것인가 싶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구로하라로부터 자연조형의 재미를 전달받은 하야시는 조개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공간을 찾아 섹션(단면) 스케치부터 설계를 시작합니다. '어두운 바다 속에서 위에서 빛이 비치는 조개를 볼 때'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며 탄생한 것이 바로 바다 갤러리의 전시 공간입니다.
또한 지붕을 동서로 관통하는 탑라이트는 자신의 '끝없이 펼쳐진 집(1964)'에서 발전시킨 것이며, 역동적인 접판지붕은 스승인 건축가 세이게 기요시의 '규슈공업대학 기념강당(1960)'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도대로 향하는 하야시 마사코

바다 갤러리의 단면 스케치
공원
느긋하게
좋은 시간
한가롭게
건물 남쪽에 펼쳐진 공원도 바다 갤러리의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테라스에 앉아 남동쪽을 바라보면 공원 너머로 바다가 보입니다.
남서쪽은 녹음이 우거진 능선으로 둘러싸여 있어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공원 즐기는 법]
예전에는 소나무가 눈에 띄었으나 현재는 참나무 등 조엽수림이 주를 이룹니다. 개관 당시 심었다는 녹나무가 트리하우스와 그네에 딱 맞는 크기로 자랐고, 아침저녁으로 지역 고양이들도 놀러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마음껏 뛰어놀거나 인근 휴게소나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도 좋습니다.(테라스나 공원내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가능합니다). 개인 이용은 물론, 음악 행사나 소풍 등에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단체 이용 및 상업적 이용은 '이용 안내'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이프 스토리
역사
겹겹이 쌓여가는
약 60년에 걸친 바다 갤러리의 역사는 다양한 활동과 많은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가 쌓여있습니다.
이 텍스트를 읽는 당신도 바다갤러리 역사에 당신의 인생 스토리를 쌓는 한 사람입니다.
[구로하라 가즈오와 하야시 쇼지• 하야시마사코]
바다 갤러리 건설이 결정되었을 무렵 구로하라는 긴자에서 조개껍데기와 같은 건물을 보게 됩니다 . 건축가 하야시 쇼지(林昌二)가 설계한 산아이 드림센터였습니다. 이 조개껍데기 같은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는 미술출판사 오오기 마사오(大木正男)씨를 통해 소개됩니다. 하지만 하야시 쇼지가 주로 작업한 것은 오피스 빌딩이나 상업시설이었습니다. 그래서 설계를 담당하게 된 것이 아내인 하야시 마사코(林雅子)입니다. 남편인 하야시 쇼지 역시 현장에 동행하였고, 부부가 애착을 갖고 있는 이 건축물이 완성된 것은 1966년(쇼와 41년)의 일입니다.

식탁의 하야시의 부부

관광객으로 붐비는 관내

쇼와 천황을 안내하는 구로하라 가즈오
[관광 유행]
바다 갤러리는 이듬해인 1967년 2월에 개관합니다.
신문에도 크게 보도되면서 4,000명 안팎이었던 다쓰쿠시 지역의 관광객 수는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1972년 (쇼와47)국립공원 승격과 더불어 주변 관광시설이 속속 문을 열면서 1970년대에는 연간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다 갤러리를 찾았으며 당시에는 단체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쉴 새 없이 주차장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해변에서 조개를 주워 만든 표본이나 성게 껍데기 램프는 기념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976(쇼와 51)년에는 당시 황태자 부부가 내관했고, 2년 후에는 쇼와 천황이 내관했습니다. 황실 관계자가 관람할 때는 구로하라가 안내를 맡았고, 연구 분야가 가까운 쇼와 천황과는 전문적인 교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쇼와 천황이 하사한 '사가미완산 조개류'가 관내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보존과 재생]
번성했던 다쓰쿠시 지역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관광객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1993년에는 오랫동안 누수에 시달리던 탑라이트에 방수포가 씌워지고, 처마 끝은 철근이 콘크리트로부터 노출되는 등 건물의 노후화가 눈에 띄게 진행되었고, 2000년에는 정기 관광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연간 방문객이 2,500명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폐관설이 나돌던 2001년 하야시 마사코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편인 하야시 쇼지는 존속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고치현 안팎의 건축가들과 함께 바다 갤러리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하야시 마사코를 여성 건축가의 선구자로 존경하는 건축가들과 지역 관계자들도 합류하여 바다 갤러리를 살리는 모임이 발족되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 하야시 마사코 전시가 도사시미즈에도 순회하여 곤궁한 사정을 호소하며 모금활동과 자금 마련에 힘썼습니다.일본의 모던 무브먼트 건축 100선에 선정된 것(DOCOMOMO Japan/2003)에 힘입어 2004년 5월 리뉴얼 오픈에 이르렀습니다.

방수 시트로 덮인 탑라이트
(DOCOMOMO Japan 시찰 시)

DOCOMOMO Japan 선정 건축물 현판및
국가 등록 유형문화재 현판
[사랑받고 유지되는 바다 갤러리는]
52년째를 맞이한 2019년(헤이세이31)바다 갤러리는 국가 등록 유형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구로하라는 등록 소식을 듣지 못한 등록 1년전에 서거 하였습니다만 생의 말년까지 바다 갤러리를 다니며 계속 사랑했습니다.
하야시 부부의 정열과 보존 재생에 힘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계승되어 현재의 바다 갤러리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문하시는 한 사람 한 사람,기대해 주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연표]
1965년 일본 조개류학회의 하베 다다시게(波部忠重)씨가『다쓰쿠시 해중공원 조사보고서』에서 구로하라 컬렉션 전시를 제안
1966년 건축가 하야시 마사코(林雅子)의 설계로 건물 준공
1967년 2월 도사시미즈시립 다쓰쿠시 조개류 전시관「바다 갤러리」로서 개관(첫해 관람객이 10만 명을 돌파)
1976년 헤이세이(平成) 천황(당시 황태자) 부부 내관(당년 내관객 3만6,673명)
1978년 쇼와 천황 내관 구로하라 가즈오(黒原和男)가 안내를 맡음
1993년 누수 보수를 위해 탑라이트 폐쇄
2000년 정기 관광버스 운행 중단( 이듬해 내관객 1,313명)
2002년 보존 재생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짐 2003년 DOCOMOMO Japan 『일본의 모던 무브먼트 건축』에 선정
2005년 시의회에서 존속과 개수공사가 결의되어 5월에 리뉴얼 오픈
2019년 국가 유형문화재에 등록